장기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동통신 요금 할인 경쟁이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선발사인 SK텔레콤뿐 아니라 KTF·LG텔레콤도 오랫동안 자사 서비스를 애용한 고객에게 요금 할인 효과가 있는 상품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던 장기 가입자들이 그동안의 설움을 달랠 수 있을 전망이다.
■이통 장기고객, 서러움 벗는다
그동안 한 이동통신을 오래 사용한 고객은 ‘봉’이나 다름 없었다. 이통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휴대폰 보조금에만 써왔기 때문이다.
업체별로 2∼5년 고객에게 5∼10% 정도 할인해 주지만 기본료가 아닌 국내 음성통화료에만 한정해 놓고 있어 생색내기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대조적으로 유선사들은 장기 가입자를 극진히 모신다.
KT는 인터넷 1년 사용자는 5%, 2년은 10%, 3년 15%식으로 요금을 할인해 준다. 4년 넘으면 20%까지 요금을 깎아주기도 한다. 하나로텔레콤도 3년 고객은 15%, 5년은 20% 할인해 준다.
■장기고객 우대상품 봇물
KTF·LG텔레콤이 장기 고객 우대 상품을 내놓기로 한 것은 SK텔레콤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내달부터 장기 가입자에게 요금을 대폭 깎아주는 ‘온가족 할인’ ‘망내 플러스 할인’ 상품 운영을 시작한다. 선발업체인 이 상품의 파괴력이 막강해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경쟁사들의 설명이다. KTF·LG텔레콤 관계자는 14일 “SK텔레콤과 비슷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기 고객 왜 챙기나
이통사들의 장기 고객 잡기 경쟁은 재판매·가상사설망(MVNO)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시장에서 신생업체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마케팅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경쟁이 격화되는 시장에서는 자사 고객을 지키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상품의 경우 가족들의 가입 연수를 더해 할인율을 계산하거나 가입자 유지 효과가 큰 망내할인 혜택을 강화하는 등 고객 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혜택 어떻게 볼 수 있나
장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할인 경쟁은 이르면 내달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업체들은 고객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통사를 계속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SK텔레콤의 경우 10년 장기고객의 망내할인율은 현재 50%에서 80%로 확 높아진다.
여기에다 가족이 같은 이통사를 오래 써 왔다면 금상첨화다. 4인 가족이 SK텔레콤 가입한 지 5년씩 됐다면 묶는 것만으로 기본료가 30%씩 싸지기 때문이다.
대형 이통사업자들의 장기 가입자 우대 정책을 걱정스럽게 보는 시각도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메이저 이통사간 고객 묶기 경쟁 때문에 MVNO 업체가 시장 진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는 새 정부의 경쟁 활성화 정책과 어긋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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